언어의 온도

coco
5 min readJan 4, 2021

--

A good, brief summary of this book can be found in its 서문 (preface): “일상에서 발견한 의미 있는 말과 글, 단어의 어원과 유래, 그런 언어가 지닌 소중함과 절실함을 책에 담았습니다.” I wouldn’t necessarily recommend this book to anyone — its multitude of platitudes can also be found elsewhere, in more profound, less 오글거리는 ways— but I think reading this book was a good way for me to dip my toes back into reading in Korean. I personally found many of the anecdotes to be irrelevant or banal, but there were a few passages I found noteworthy.

바람도 둥지의 재료

“흐린 가을이었다. 누군가에 대한 그리움을 꼭꼭 눌러 담아 하늘에 편지를 쓰고 싶은 그런 날이었다.

운전 중에 신호를 기다리다 작은 새 한 마리가 미루나무 꼭대기에 둥지를 짓는 모습을 보았다. 녀석은 제몸길이보다 기다란 나뭇가지를 쉴 새 없이 운반하며 얼키설키 (가는 것이 이리저리 뒤섞이어 얽힌 모양) 보금자리를 엮고 있었다.

그때였다. 휙 하고 한 자락 바람이 불었다. 미루나무가 여러 갈래로 흔들리자, 녀석이 애써 쌓아 올린 나뭇가지에서 서너 개 가지가 떨어져 나와 땅바닥으로 곤두박질했다.

궁금했다. 녀석은 왜 하필 이런 날 집을 짓는 걸까. 날씨도 좋지 않은데…

집에 돌아와 조류 관련 서적을 뒤적였다. 일부 조류는 비바람이 부는 날을 일부러 골라 둥지를 짓는다고 했다. 바보 같아서가 아니다. 악천후(bad weather)에도 견딜 수 있는 튼실한 집을 짓기 위해서다.

내가 목격한 새도 그러한 연유로 흐린 하늘을 가르며 날갯짓을 한 게 아닌가 싶다. 나뭇가지와 돌멩이뿐만 아니라 비와 바람을 둥지의 재료로 삼아가며.”

Kind of like how my cross-country coach said running in the afternoon (the hottest time of day) will make us better prepared for races in the morning!

동그라미가 되고 싶었던 세모

“옛날 옛적에 세모와 동그라미가 살았습니다.

둘은 언덕에서 구르는 시합을 자주 했는데 동그라미가 세모보다 늘 빨리 내려갔습니다.

세모는 동그라미가 부러웠습니다.

그래서 달라지기로 했습니다.

동그라미를 이기기 위해 언덕에서 끊임없이 구르고 또 굴렀습니다.

어느새 세모의 모서리는 둥글게 다듬어졌습니다.

이제 동그라미와 비슷한 빠르기로 언덕길을 내려갈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천천히 구를 때 잘 보이던 언덕 주변 풍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었고,

구르는 일을 쉽게 멈출 수도 없었습니다.

세모는 열심히 구른 시간이 아까웠습니다.

시간을 뒤돌려 과거로 돌아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습니다.

겉모습이 거의 동그라미로 변해버렸기 때문에

두번 다시 세모로 돌아갈 수 없었습니다.”

(사람은) 생긴 대로 살아야 한다는 말을 잘 표현해낸, 간단하지만 소중한 가르침을 담은 이야기다. 최대한 빠르게 언덕 아래로 굴러가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언덕 주변 풍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것. 자기가 원할 때, 원하는 속도로 구르는 일을 멈출 수 있는 것.

I sometimes think about whether my decision to take a gap year was purely out of my own volition or whether it was forced by external circumstances. As with many things, I guess it’s a bit of both — I probably wouldn’t have taken (or even considered) a gap year if it hadn’t been for COVID-19. I could have chosen to take online classes, but frankly, I didn’t feel the need to “rush down the hill” like the 세모 in the story, and I didn’t want to either.

내가 ‘구르는 일’을 멈추고 싶어서 멈췄다고 할 수 있을까? 세상이 멈추어서 나도 같이 멈췄다고 하는게 더 정확한 표현이지 않을까? 지금 나의 gap year가 진정한 ‘멈춤’ 인가? 진정한 ‘멈춤’ 은 좋은 건가? 지금 내 상황은 멈췄다고 하기 보다는 천천히 굴러가고 있다는 표현이 더 정확 한 것 같기도 하다.

여행의 목적 (여행과 방황의 차이)

“어쩌면 여행의 궁극적인 목적은 ‘도착'이 아니라 ‘과정'인지 모른다.”

우웩! 오글오글! 한두 번 들어본 소리가 아니라 이제 이런 말은 무슨 뜻으로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One of many cringe-worthy moments of this book. Please be more cliché.

“여행길에 오른 사람은 언젠가는 여행의 출발지로 되돌아온다. 돌아갈 곳이 없다면 그건 여행이 아니라 방황인지도 모른다.”

방황하다 제자리로 돌아오면 그건 방황이 아니라 여행이 되는 건가?

“행여 여행길에서 하염없이 방황하고 있다 해도 낙담할 이유는 없다. 방황이 끝날 무렵 새로운 목적지를 향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면, 훗날 그 방황은 꽤 소중한 여행으로 기억될 테니까.”

힘들고 어려운 방황도 뒤돌아보면 소중한 여행이 될 수도 있다.

--

--

coco
coco

Written by coco

things i want to remember from things i read

No responses yet